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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2.07.29 21:56
  • 호수 1416

​[복지칼럼] 김완종 달팽이문학회장
당진시장애인복지관의 지난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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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구자. 소경, 장님, 벙어리…. 장애인을 일컫는 말들이다. 그런 말들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들에 의해 저 말들을 당연한 것처럼 들으며 성장했다. 나를 무시하는 폄하 발언들은 꼬리표처럼 늘 따라다녔다.

‘주제에, 네까짓 것들이’라는 말을 듣고 차별당하고 불이익을 받아도 그러려니, 항의 한마디 못 하고 숨죽여 살았다. 한마디 따지고 대들어봤자 되돌아오는 건 심한 모욕과 따돌림 속에 더 심한 불이익뿐이었기 때문이다.

어디에다 하소연할 곳도 없고, 그런 대우를 받으며 살아왔다. 그렇게 살아온 나에게 장애인복지관은 그래서 특별하다. 인권교육, 역량 강화 교육 등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관에 중요성, 행복하게 살아야 하는 권리 등을 알게 해줬다.

동료 회원들과 함께하면서 서로가 가진 장애의 아픔, 어려움을 이해하고 협력하며 문제 해결을 해 나갔다. 또 공동체 의식에 중요성을 깨닫기도 했다.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디딤돌이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보치아라는 장애인 스포츠 활동을 통해 체전에 출전했다. 후보 선수였지만, 메달도 따고 자격증도 땄다. 동료 회원들과 늘봄단이라는 기획단에서 활동도 하고 달팽이문학회를 창립해 단체 시집도 출판했다. 왕성한 사회 활동을 하기까지 복지관 직원들의 도움 없이는 이룰 수 없는 일이었다. 늘 감사한 마음이다. 

장애인복지관 10년은 나만 바뀌고 성장한 것은 아니다. 50년 혹은 60년을 집안에서만 생활하던 회원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 활동하게 된 것도 복지관이라는 시설이 매개체가 되었기에 가능했다. 그림을 그리고 한글을 익히고, 재활 치료와 직업 훈련도 받고, 나들이와 문화탐방등 복지관에서 지원하는 서비스를 받았다. 때로는 세상을 향해 목소리도 내기도 했다.

세상 물정도 모르고, 해본 적도 없기에 어디 가서 물건이며 음식도 맘대로 사지도 시켜 먹을 줄도 모르던 회원들이 이젠 당당히 물건도 사고 식당에서 식사한다. 어울릴 줄 몰라 늘 겉돌기만 하던 회원들이 동료의 손, 발이 되어 도와주려 하고, 화분을 판매해서 어려운 동료 회원을 돕기도 한다. 

이제는 늘봄단이라는 기획단을 결성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에 참여할 뿐이었던 소극적이던 회원들이 프로그램이나 행사를 기획하고 참여하며 직원들과 함께 복지관을 이끌어갈 만큼 성숙해졌다.

늘봄단을 잠시 소개하자면 올해 초에 결성된, 이용 회원들로만 구성됐다. 프로그램과 행사를 기획하고 참여하고 함께할 목적으로 만든 동아리다. 지난 4월에는 장애인의 날 기념 ‘벗(友)꽃길 걷기’ 행사도 진행했으며. 이번 복지관 10주년을 맞아 ‘당장복’이라는 주제로 기념행사도 참여했다. 

누구를 초대할 것인지, 기념품이며 선물은 무엇으로 준비하고. 어떤 체험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후원을 어떻게 받을 것인지, 누가 뭘 맡아 진행할 것인지 등. 직원들과 회의하고 조율해 가면서 한 달여 준비 끝에 기념행사를 치렀다. 국회의원과 시청, 시의회 관계자들의 축하 인사와 더불어 한궁, 보치아, 네일아트 체험과 경품 증정 등 다채롭게 진행됐다.

장애인복지관 10년은 이렇듯 스스로 찾아서 하고 적극적으로 사회 참여할 수 있게 마음에 길을 열어주었다. 또한 회원들의 가치관을 높이고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 자리를 빌려 직원분들과 장애인 회원들. 활동 지원사 선생님들, 자비를 털어 자장면 150여 인분에 점심 후원을 해주신 심상복 라이온스클럽 부총재님. 쏟아지는 장마비 속에서 점심 봉사를 해주신 라이온스클럽 회원님들의 노고 덕분에 행사가 풍성하게 마무리될 수 있었음에 감사의 말 전한다.

끝으로 오늘도 많은 프로그램을 통해서 장애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게 시키고, 장애인과 비장애인과의 체험을 마련해주는,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장애에 대한 이해로서 거리를 좁히고 편견, 차별 없는 사회를 일궈 나가려 노력하시는 장애인복지관 복지사분들과 직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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