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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줄 이야기 2 바리스타 조종구 씨 (석문면 장고항리 난봉구카페 운영)
“바리스타는 ‘엄마 같은 요리사’”

기사승인 [1404호] 2022.05.09  11: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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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안한 대화를 위한 커피…그리고 라이브 음악과 타로까지
젊은 나이에 큰돈 벌었지만…“고통 없이는 깨달음도 없어”

   
 

“똑같은 재료로 김치를 담가도 집집마다 다 맛이 다르잖아요. 마찬가지로 같은 원두를 사용하더라도 어떻게 로스팅하는지, 어떻게 커피를 내리는지에 따라서 완전히 맛이 달라져요. 그래서 바리스타는 ‘엄마 같은 요리사’라고 생각합니다. 엄마마다 다 다른  음식 맛을 내거든요.”

바리스타 조종구 씨가 석문면 장고항리에 난봉구카페를 문 연지 어느덧 3년이 되어간다. 알면 알수록 커피의 세계는 무궁무진하기에 조 씨는 단순히 커피를 파는 ‘카페 운영자’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건강하게, 더 맛있게 커피를 즐길 수 있는지 고민하고 연구하고 공부해왔다. 

덕분에 그가 내린 커피는 전국적으로 이름난 카페 못지않은 극찬을 받곤 한다. 그를 인터뷰 하던 날에도 남양주에서 왔다는 나이 지긋한 한 손님은 “지금껏 마셔본 커피 중에 가장 맛있다”며 “여기에 있기 아깝다. 강남으로 가야 할 것 같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내가 경험한 대로…나만의 커피를 찾다 
조종구 씨의 커피가 특별한 것은 그가 다른 사람들이 정해놓은 길을 가지 않음에 있다. 수많은 커피에 관한 책과 바리스타 교육에서 가르치는 커피에 관한 정보는 천편일률적이다. 누군가가 규정해 놓은 표현과 방식을 무비판적으로 배우는 것이다. 

이를테면 원두 케냐AA는 흔히 ‘묵직한 바디감과 감미로운 향, 덜 익은 과일의 새콤한 맛과 적당한 신맛을 조화롭게 느낄 수 있다’고 하는데,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느끼는 것은 아니다. 커피의 상태와 로스팅 정도, 물의 온도, 추출 방법 등에 따라서 커피 맛이 완전히 달라진다. ‘덜 익은 과일의 새콤한 맛’이라는 표현 또한 과일마다 다 다른 특징을 갖고 있는데 무슨 과일인지도 알 수 없고, 덜 익은 과일은 때때로 시큼텁텁하고 떫기까지 하지만, 커피를 배우는 사람들은 이렇게 규정된 원두의 특징을 무비판적으로 외울 뿐이다. 

조종구 씨는 “사람들에게 상식으로 굳어진 커피에 대한 지식은 고정관념이 된다”며 “나는 커피를 스스로 배웠기 때문에 사람들이 흔히 사용하는 커피 용어를 잘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경험한 대로 편견 없이 스스로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깨달은 결과에 따라 나의 언어로 표현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가장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커피를 내리기 위해 커피 추출에 필요한 도구도 직접 제작해 사용한다. 최근에 개발한 장비는 현재 특허 출원 과정에 있다. 

자신만의 언어로, 자신만의 방법으로 커피를 추출하기 때문에 조 씨가 내린 커피는 오롯이 그의 것이다. 커피에 대한 정성과 진심이 통한 것인지 한 번 그의 커피를 맛본 사람들은 또다시 그를 찾아온다. 난봉구카페 재방문율이 70~80%에 이른다고 하니 대부분의 손님이 단골인 셈이다. 

우연히 운명처럼 만난 커피
그가 이렇게 커피에 흠뻑 빠져들 게 된 것은 아주 우연이었지만, 한편으론 운명 같은 순간이기도 했다. 과거 아이스크림 도매업을 26년 동안 했던 그는 우연히 방문한 예산의 어느 카페에서 핸드드립으로 내린 커피를 마신 뒤 커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믹스커피만 마셨는데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접한 것이다.

이때부터 전국 방방곡곡 맛있다고 소문난 카페를 찾아  다녔다. 내 입맛에 가장 맛있는 카페를 찾던 그는 ‘내가 직접 해볼까’하는 생각이 들어 사무실 한 곳에서 손님들에게 직접 내린 커피를 대접하다 마흔 넘은 나이에 카페까지 차리게 됐단다. 

하지만 그 과정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 사업을 하면서 젊은 나이에 큰돈을 벌었던 그는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기를 당해 한순간에 재산을 크게 잃었다. 세상 부러울 것 없던 그에게 우울증과 조울증, 공황장애 등이 한꺼번에 찾아왔다. 

고통을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는 과정에서 문득 ‘내가 누구인지’ 궁금해졌다. 인간의 마음, 즉 심리를 공부하다 타로를 접했다. 카페 한 편에서 손님들에게 타로를 봐주기도 하는 조 씨는 “나는 미래를 점치는 사람은 아니다”라며 “현재 왜 힘들고 괴로운지, 마음을 들여다 보는데에 도움을 줄 뿐”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내 모습은 ‘어제의 나’에요. 마찬가지로 지금의 나는 ‘내일의 나’일 거고요. 그래서 미래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지금 행복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나를 행복하게 하는 건 ‘나’일 뿐이죠.”

인생의 롤러코스터를 경험하면서 그는 인생의 큰 깨달음을 얻었다. 이전에 비해 훨씬 적게 벌고, 때때로 카드값을 걱정하는 삶을 살고 있지만 지금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단다. 그는 “아주 큰 경험, 큰 고통이 따르지 않고는 깨달음을 얻을 확률이 없다”며 “나를 사랑했더니 내 주변에 모든 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편안한 힐링타운 됐으면”
커피는 그에게 ‘대화’다. 커피 한 잔 하면서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마음을 나누는 데에 커피만한 게 없다. 그가 타로를 하는 것도, 카페 한 편에 기타와 드럼 등 악기를 두고 라이브 음악을 들려주는 것도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한 또다른 방법이다. 

“커피는 일상에서 편안하게 대화하면서 마시기 때문에 커피 맛 또한 편안함을 추구해요. 누구나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맛, 너무 쓰지도 않고, 시지도 않은 맛으로 편안하게 다가가고 싶어요. 커피 마시고 음악 듣고 타로를 통해 마음을 이야기 하면서 난봉구카페가 사람들에게 힐링타운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임아연 zelkova87@hanmail.net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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