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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20 10:07
  • 수정 2024.03.20 10:22
  • 호수 1497

[복지시설장 인터뷰] 박정욱 해나루보호작업장 원장
“저희는 참 행복한 커피 생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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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1년 차에 들어선 해나루보호작업장
보충급여제 및 훈련수당에 대한 논의 필요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인 해나루보호작업장은 발달장애인이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직업교육과 보호고용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2013년에 개소한 해나루보호작업장이 올해로 11년 차에 들어섰다. 해나루보호작업장이 시작될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 걸어가고 있는 박정욱 원장은 처음에는 두리마을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3년 뒤 해나루보호작업장이 생기면서 팀장을 거쳐 원장을 맡고 있다. 해나루보호작업장은 당진시에 등록돼 있는 성인 장애인을 대상으로 직업 훈련과 고용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현재 해나루보호작업장에서는 원두커피 생산과 카페 사업장 운영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다음은 박정욱 해나루보호작업장 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해나루보호작업장을 소개해달라 

이곳은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다. 직업재활시설은 근로 사업장, 보호 작업장, 직업 적응 훈련 시설로 나뉜다. 당진에는 해나루보호작업장과 민들레일터가 보건복지부령으로 만들어진 보호 작업장에 속한다. 말 그대로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직업 훈련하고 고용을 지원하는 곳이라 보면 된다. 

근로 사업장은 8시간 이상 근로자를 100% 고용하는 형태다. 해나루보호작업장은 근로 능력에 제약이 있는 중증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기에, 장애인의 상황에 맞춰 근무 방식을 찾고 있다. 또한 사회재활 서비스도 함께 이뤄진다. 직업이 전부가 아니라 사회 적응을 위한 부분을 돕는 프로그램도 지원하고 있다. 

이곳에서 원두 생산을 하게 된 이유는?

처음 시작할 때부터 주요 생산품을 원두커피로 정해서 건물을 지었다. 모든 직업 재활 시설이 품목을 정해서 시작할 필요는 없지만 살아남기 위해 하나의 기업처럼 생산품을 정하고, 생산하게 된 것이다. 

장애인 일자리 방식으로 카페가 많이 생기던 때에 해나루작업장이 출발했다. 이쪽으로 길을 찾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판로를 확보하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게다가 발달장애인들이 만드는 원두라는 선입견이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지금은 10년 정도 되니 원두 주문량도 많아졌다. 

판로를 개척하기까지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가장 어려웠던 것은 장애인 생산품이라는 인식 때문에 우리가 만든 것이 미리 평가 절하 받는 상황이 너무 힘들었다. 그리고 복지시설에서 운영하는 카페들이 많아도 이미 대기업들로부터 커피를 사고, 부가적으로 영업사원한테 받는 서비스가 많다보니 우리까지 기회가 오지 않았다. 좀 억울한 면도 있었다. 우리의 큰 무기는 사회복지사가 배워서 만드는 커피가 아니라 전문 로스터에게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품질만큼은 자신 있었다. 그런데 오해 아닌 오해를 받고 평가를 절하당하니 너무 속이 상했다. 지금은 공기업이나 관공서에 납품도 하고 인식이 좋아졌지만 그때는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그런지 상황이 나아져도 로스팅 강사는 국제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고, 품질을 더 인정받고자 해썹인증 등 준비를 많이 해왔다.

운영상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은데? 

직업재활시설은 영리활동을 통한 수익금에서 장애근로인들의 임금을 줄 수 있으며, 현장에서 생산품의 생산판매, 사회재활 서비스 이 둘을 해내야 한다. 장애근로인들의 근로로 다 채우지 못한 부분을 다시 채워내야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해줄 수 있기에 우리 사회복지사들이 생산도, 직업재활서비스도 다 해내야 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오래 관찰하고 직업재활 과정을 면밀하게 진행하고 싶어도 매출을 위해 생산에 치이면 정작 이용인에게 신경쓸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소득보장에 대한 부담이 적어지면 재활서비스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때문에 정책적으로도 보충급여제와 훈련수당 지급에 대한 논의가 오래전부터 진행됐다.

이미 제주도와 충남 예산군에서는 보충급여제와 훈련수당 지급제가 정착돼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훈련수당 지급부터 실시하고 있는데,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날이 오면 좋겠다.

반대로 좋았던 에피소드도 많았을 것 같다

10주년 기념으로 이용인 전체를 모시고 3박4일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모두 아쉬워서 눈물을 흘릴 만큼 즐거웠다. 그동안의 고생이 다 잊히는 기분이었다. 게다가 기능보강에도 선정되고 직업재활유공기관 보건복지부장관 표창도 받았다. 시청카페 운영도 시작하게 되고 지난해 내내 선물받은 기분이었다. 이제 다시 바짝 정신을 차리고 달려야 한다.

시청카페를 장애인일자리로 전환해 운영하게 됐다던데?

사실 중증발달장애인 경우 일반사업장으로 취업을 나가도 적응을 하지 못하거나 상처를 받고 돌아오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게다가 취업의 기회도 적다. 그러다 차라리 우리가 생산하고 판매를 하면서 직접 고용을 하자는 의견이 있었고 실천으로 옮겼다. 그 카페가 바로 ‘카페 아이두’이다. 아이두를 운영하면서 정말 행복한 일이 많았다. 단골로 일부러 찾아와 주는 분들도 많았고 특히 원두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그러다 좋은 기회로 시청카페가 장애인일자리 사업으로 뽑혔다. 지금은 리모델링 중이라 아직 정식으로 열지 않았지만 아이두에서 일하던 장애인들이 파트를 나눠 일하고 있다. 사실 아이두를 급하게 정리하다 보니 단골에게 제대로 된 인사를 못드렸다. 그 점이 너무 미안하다. 소식을 듣고 일부러 시청카페로 오신 단골분들도 있다. 다시 한번 제대로 인사드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용인 분들이 무탈하게 잘 따라와 주고 즐겁게 생활해 주셔서 감사하다. 제품의 품질도, 카페도 포기하지 못하고 직업재활시설평가도 A등급을 놓치지 않았는데 정말 엄청난 업무량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함께 일하고 있는 직원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커피를 신뢰해주시는 고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그분들이 우리 근로인들의 일자리를 지켜주고 있다. 앞으로 선보일 시청카페도 잘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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