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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육
  • 입력 2023.02.06 16:12
  • 수정 2023.02.09 11:31
  • 호수 1441

[세상사는 이야기]
당진 최고령 축구인 채영석 씨(83·송산면 상거리)
“축구는 인생의 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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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살부터 60여 년간 축구…“공 차는 것 즐거워”
위암 수술받고 요양차 당진 찾아 골드FC 입단
“70대 시민도 선수로 가입해 함께 축구했으면”

83세의 고령임에도 채영석 씨의 허리는 꼿꼿하고 눈빛은 살아있다. 15살 때부터 꾸준히 운동한 덕인지, 그는 늘 건강했고 계속 건강할 줄 알았다. 하지만 70대 끝자락에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들었다. 위암 판정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그는 운동, 특히 평생 이어 온 축구로 암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 

학창시절부터 시작한 공차기

채 씨는 1939년도에 경기도 이천에서 태어나 서울 은평구에서 오랜 세월을 살았다. 그는 몸을 움직이는 것을 좋아해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축구를 시작했다. 축구를 잠시 쉴 때도 운동은 멈추지 않았다. 성인이 되고 난 후에도 은평구축구회에 가입해 주말마다 축구를 하는 열정을 보이며 활동했다. 활발한 활동 덕분에 한때 MVP로 선정되기도 하고, 최다득점상, 우수선수상 등을 휩쓸기도 했다. 또한 넘치는 열의로 축구회 간부를 맡기도 했다.

갑자기 찾아온 건강악화…
축구는 포기 못 해

축구 하는 낙으로 살아오던 채 씨였지만, 77세가 되던 해에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건강검진한 결과 위암 판정을 받은 것이다. 건강을 되찾고자 사돈의 소개로 지난 2019년에 한적한 당진으로 이사를 왔다. 새로 터를 잡은 당진에서 잠시 쉴 법도 했지만, 축구는 포기할 수 없었다. 

마침 우연히 지나가다 골드FC의 회원 모집 공고가 적힌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지체 없이 축구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난관이 따랐다. 골드FC는 60~70세의 회원을 모집하고 있는데, 그의 나이는 이미 77세였다. 나이가 많아 회원 가입을 받아주지 않을까봐 처음엔 71세라고 속이기도 했다고.

임승두 골드FC 전 회장은 “원래 축구회 입단은 실력보다 인성을 중요시 여기는데 큰형님을 처음 보는 순간 첫인상이 너무 좋았다”며 “이미 차에 운동복과 축구화 등 운동용품을 구비해 놓은 열정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한참 뒤 큰형님(채영석 씨)이 잠깐 보자고 하시더라고요. 나이를 속인게 너무 마음에 걸린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으셨죠. 큰형님은 가장 나이가 많아도 회원들이나 저를 존중해주세요. 항상 존댓말로 저희를 대해주시는 분이라 저희도 큰형님에게 계속 함께하자고 했어요.” - 임승두 골드FC 전 회장

한편 가족들도 채 씨의 축구 열정을 응원하고 있다고. 그는 정재분(78세) 씨를 아내로 맞이해 슬하에 딸 3명과 아들 1명으로 총 4남매를 두었다. 채 씨가 항상 축구를 하러 갈 때면 정재분 씨도 함께 따라나서 그를 응원한다.'

“이 사람은 사는 낙이 오로지 축구뿐이라 말릴 수가 없어요. 지금은 주말에 한 경기만 뛰는데 젊었을 때는 온종일 뛰기도 했죠. 결혼하면서 같이 교회를 다니기로 약속했기에 격주로 교회를 다녔지만 하도 축구하는 것을 좋아하기에 교회에 다니면서 주말에 축구도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어요.” - 정재분 씨

“70대 회원들이 늘어났으면”

라이트 윙 포지션을 맡고있는 채 씨는 한 골씩 성공할 때마다 희열을 느끼고, 젊은 회원들과 직접 부딪히며 경기를 하는 것에 매력을 느낀다. 때로는 그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빠른 스피드와 반응속도로 경기를 이끌기도 하고, 노련미로 능숙하게 페이크 모션으로 상대를 속이며 공을 뺏기지 않는다고. 그는 골드FC에 70대 시민들이 가입해 함께 축구의 재미를 느끼고 같이 경기하며 좋은 기운을 나눴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당진에서 노후를 보내는 것에 만족해요. 별다른 소원은 없지만 여유롭고 인심 좋은 당진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공을 차며 여생을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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