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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웃의 밥줄 이야기 7] 만나라육전 윤의진 대표
푸드트럭 타고 방방곡곡…사람과 만나는 ‘만나라 푸드트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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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 원 들여 시작한 푸드트럭…첫 수익 5만 원
대학축제 등 다녔는데…코로나19 여파로 휘청
당진·천안·평택 곳곳 누비며 육전·오징어무침 판매

윤의진(42·읍내동) 대표는 37살이 되던 해 아주 작은 라보 트럭 한 대를 마련했다. 핫도그 재료 준비까지 마치니 총 500만 원이 들었다. 그리고 인생 첫 푸드트럭을 끌고 나간 날 핫도그 50개를 팔아 번 돈은 5만 원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작은 트럭은 지금 육전과 오징어무침을 판매하는 ‘만나라’ 푸드트럭이 됐다. 

 

‘만나라’ 푸드트럭

윤의진 대표의 분홍색 푸드트럭은 당진뿐만 아니라 평택과 아산, 천안, 안성 등을 누빈다. 당진에서는 보통 힐스테이트 2차와 양우내안애, 대동다숲 아파트 등을 순회한다. ‘만나라’라는 이름 붙은 분홍색 푸드트럭에서는 고소한 육전과 새콤한 오징어무침이 요리된다.

두 음식이 만나면 또 다른 별미란다. 벌써 윤 대표가 푸드트럭을 운영한 지도 5년이 됐다. 처음 시작할 땐 걱정도 많고 두려움도 컸지만 지금은 오히려 매일 다른 풍경과 사람을 만날 수 있어 좋단다. 

첫 시작은 핫도그

그의 첫 푸드트럭은 핫도그로 시작됐다. 그는 서비스 직종에서 일하다 일을 그만 두고 장사를 선택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부모님의 영향도 있었다. 아직도 첫 장사를 나갔던 날을 윤 대표는 생생하게 기억한다. 수원의 만석공원에서 첫 장사를 시작하기로 한 날이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말처럼 비가 왔다.

윤 대표는 “오늘이 아니면 영영 장사를 못 나가겠다는 생각에 비 오는 날 첫 장사를 시작했다”며 “그전까지 혼자 장사를 하는 것에 대해 정말 두렵고 걱정이 많았다”고 말했다. 우중에 판매한 핫도그 50개는 그에게 해냈다는 자신감과 뿌듯함을 선사했다.

 

대학 축제에서 오프라인 매장까지

메뉴가 하나둘 추가가 됐다. 핫도그에서 소떡소떡과 떡볶이가 더해졌다. 대학 축제에서 장사를 나간 날, 하루 80만 원을 벌었다. 

이렇게 윤 대표는 몸으로 부딪히며 푸드트럭 사업 노하우를 축적해 나갔다. 그 이후로는 대학 축제나 촬영장, 군부대 등을 오가며 장사를 시작했고, 푸드트럭의 크기까지 넓혔다. 합법화된 푸드트럭으로 점점 사업의 안정화가 이뤄졌다. 이에 윤 대표는 오프라인 매장까지 문을 열며 푸드트럭 사업을 확장했다. 하지만 머지않아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했다.

코로나19는 푸드트럭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각종 행사와 축제가 사라지면서 푸드트럭이 갈 수 있는 곳이 없어졌다. 그는 “항상 돌아다니다가 매장에만 있는 것이 답답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렇게 푸드 트럭과 매장을 모두 정리했고, 마침 다니던 교회가 당진으로 이전하면서 그 또한 당진을 찾게 됐다. 

“코로나19로 인해서 갈 곳이 없었어요. 당시 푸드트럭을 접은 분들이 많아요. 손해를 보면서 푸드트럭을 팔아야 했던 분들도 있었고요.”

당진에서는 ‘육전’

당진에 온 윤 대표는 다시 푸드트럭에 올랐다. 이번에는 분식이 아닌 ‘육전’을 선택했다. 그의 주무대는 아파트 내 장터다. 푸드트럭의 경우 다른 점포와 메뉴가 겹치면 장사를 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겹치지 않는 메뉴를 고르다 육전을 생각하게 됐다. 처음엔 육전만 하다가, 하나만 먹으면 지루할까 싶어 오징어무침까지 했다. 요리 잘한다는 지인에게 배운 레시피로 만든 오징어무침에 육전을 싸 먹으면 색다른 맛이 난다. 육전과 오징어무침 푸드트럭 운영으로 벌이도 꽤 쏠쏠해졌다. 

 

“쉬는 날이 거의 없어요”

하지만 어려운 점도 많다. 그는 “쉬는 날이 거의 없다”고 말한다. 얼핏 보면 육전과 오징어무침 만드는 것이 어렵지 않아 보이지만 이 음식을 준비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맛있는 육전을 만들어 내기까지 버려야 했던 고기도 적지 않다.

육전을 찍어 먹는 간장도 한 번 더 조리한다. 좋은 간장을 구매해 윤 대표만의 레시피로 배합한 뒤, 달이고 숙성까지 한다. 오징어무침도 마찬가지다. 안에 들어가는 무말랭이는 한 달 이상 숙성해야 완성된다. 그는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면 설거지를 해야한다”며 “남는 시간에는 재료를 준비하고, 또 쉬는 날에도 일하기 바쁘다”고 말했다. 

“그래도 일이 재밌어요. 푸드트럭은 어디 한 곳에 메어있지 않잖아요. 자는 시간 빼고 일을 해도 기뻐요. 언젠가 푸드트럭 체인 사업도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누군가 저를 필요로 하면 푸드트럭 창업에 도움도 주고 싶고요. 무엇보다도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을 돕는 일도 하고 싶습니다.”

 

<편집자주> 

다양한 삶을 들여다보는 것은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편견에 사로잡혔던 시선을 바꿔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기획취재 <우리 이웃의 밥줄 이야기>는 지역에 사는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 이들의 삶의 애환과 따뜻한 인간애를 당진시대 기사와 유튜브 영상을 통해 전할 계획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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