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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산초등학교에서 한국 학교생활 체험한 김나현 학생 (父 김태영, 母 오정아)
당진에서 보낸 나현이의 여름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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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과 교육과정·급식·문화·환경 모두 달라”
“친절하게 대해준 친구들과 선생님…잊지 못할 것”

김나현(13) 학생은 러시아에서 자랐다. 당진 출신인 어머니 오정아 씨가 러시아에서 변호사로 일하던 아버지 김태영 씨를 만나 가정을 꾸렸고 두 사람 사이에서 나현 학생이 태어났다. 나현 학생은 약 9년간 모스크바에서 생활하다 현재는 카자흐스탄의 경제수도 역할을 하는 가장 큰 도시인 ‘알마티시’에서 살고 있다.

나현 학생은 여름이면 한 번씩 어머니와 함께 당진을 찾았다. 학교 방학을 맞아 2~3주간 잠시 당진에 머물다 가곤 했는데, 올해는 조금 더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수영을 배우거나 공부방을 다니던 이전과 달리 올해에는 당산초등학교(교장 김낙교)에서 또래 친구들을 만났고, 한국 학교생활을 체험했다.

어머니 오정아 씨는 “카자흐스탄 학교에서는 여름에 약 3개월 정도 방학을 준다”며 “이 시간 동안 나현이가 먼저 한국 학교에 다녀보고 싶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나현 학생은 “카자흐스탄 친구들 사이에서 한국 드라마와 웹툰이 유명하다”면서 “친구들이 가끔씩 한국의 학교는 어떤지 물어보는데 나 역시 잘 알지 못해 경험하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한국 학교생활이 궁금해”

그렇게 나현 학생은 지난달 8일부터 당산초등학교로 등교했다. 나현 학생은 “학교가기 전날부터 굉장히 떨렸고 한국의 학교가 어떨지 너무 궁금했다”며 “빨리 다음날이 됐으면 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나현 학생은 학교가는 길이 마음에 쏙 들었다. 그는 “구불구불한 숲길로 이뤄진 길이 예쁘다”며 “그날그날 기분에 맞는 노래를 들으면서 학교가는 시간이 좋다”고 전했다. 어머니 오 씨는 “알마티시는 큰 도시라 집에서 학교 가는 동안 교통체증이 심하다”면서 “반면 당산초는 자연친화적이어서 나현이가 무척 마음에 들어했다”라고 덧붙였다.

수업도, 급식도, 환경도 다른 두 나라

나현 학생이 느낀 한국의 학교생활은 카자흐스탄과 무척 달랐다. 먼저 카자흐스탄에서는 초·중·고등학교가 통합으로 이뤄져 11학년제를 운영하고 있다. 크게 세 단계로 나뉘는데 초등교육을 실시하는 1~4학년과 기본 교육을 실시하는 5~9학년, 그리고 상급 교육을 실시하는 10~11학년으로 구성된다. 학기는 9월에 시작하는데, 올 9월이면 나현 학생은 6학년(중학교 과정)으로 진급한다. 

나현 학생이 재학 중인 카자흐스탄 학교에서는 교과서 대신 손바닥 만한 초록색 노트에 필기할 수 있다. 한국처럼 학생들에게 교과서를 주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다시 걷어가기 때문이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아직도 블랙보드 칠판을 사용한다. 이에 반해 한국은 화이트보드를 쓰는 것은 물론 기타 학교 시설도 몇십 년은 앞서나갔단다. 반면 영어 과목은 카자흐스탄에서 3학년 때 교육받는 것들을 한국에서는 지금 배우고 있다고. 

급식을 먹는 모습도 달랐다. 나현 학생은 “식판에 음식을 배식받아 먹는 한국의 급식이 신기했다”며 “카자흐스탄에서는 식판이 아니라 접시에 음식을 놓고 자리에서 먹은 뒤 남은 음식은 자리에 두고 간다”고 말했다. 교사들도 한국의 선생님들이 훨씬 더 친근감 있고 친구같이 편한 존재란다. 

다양한 체험활동 경험

혁신학교 8년 차인 당산초에서는 다양한 창의적 활동이 이뤄졌다. 나현 학생이 학교에 간 첫 주에는 롯데월드에 다녀왔고, 1년에 4회 이뤄지는 ‘책가방 없는 날’이 운영됐다. 책가방 없는 날에는 다양한 진로활동과 과학활동, 체육활동 등이 진행된다.

나현 학생은 책가방 없는 날을 통해 조향사, 카지노 딜러 등의 진로체험을 경험했다. 나현 학생은 “등교한 지 한 달도 안 되어서는 메이커스페이스 체험학습을 진행했다”며 “이를 통해 로봇축구, 3D 게임 등을 체험했다”라고 말했다. 지난 18일에는 등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반 친구들과 함께 물놀이 시 안전예방을 당부하며 캠페인을 실시하기도 했다. 

“한국 역사를 알게 돼”

나현 학생은 당산초에서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한국의 역사를 알아가기도 했다. 그는 “6·25 한국전쟁을 기념하면서 한국전쟁 이후 사회 변화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국제시장 등 관련 영화를 시청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4·16 세월호 참사, 위인 이순신 장군, 일제강점기 등을 알게 됐다. 나현 학생은 “이순신 장군 등 위인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됐다”며 “그 중 일제강점기는 굉장히 아픈 역사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나현 학생은 당산초가 방학을 맞은 지난 25일, 두 달여간 당산초에서 보낸 학교생활을 마쳤다. 다음 달 23일 다시 카자흐스탄으로 출국하기 전까지 당진에 조금 더 머무르며 방학을 만끽할 예정이다.

김낙교 당산초등학교 교장은 “다양한 환경에서 공부하고, 놀고, 체험하는 시간들이 나현 학생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데 큰 자양분이 될 것”이라며 “당산초 학생들과 함께 나현 학생의 꿈과 희망을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10년, 20년이 지나도 이번 경험은 절대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거예요. 제가 친구들을 기억하는 만큼 당산초 친구들도 저를 기억해줬으면 좋겠어요. 얘들아, 러시아어 배우고 싶다면 언제든지 연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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