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칼럼
  • 입력 2022.05.16 14:19
  • 호수 1405

경제학의 관점에서 바라본 우리사회의 농산물 가격 결정구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광근 당진시해나루조공법인 대표이사

1700년대 영국의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 이라는 책을 통해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표현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손’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정부의 규제가 없어야 한다고 주장하여 사람들 간의 자유경쟁이 가장 효율적인 자원분배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대의 토머스 맬서스는 <인구론> 이라는 책을 통해 아이를 조금 낳고, 자식이 많은 빈민에 대해 정부의 복지혜택을 줄이라고 주장했다. 위 두 사람은 자연 그대로가 최고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실제로 당시 영국의 수상이었던 윌리엄 피트는 일하지 않는 빈민들에게 보조금을 주지 않는 정책을 발현한 바 있다. 물론 경제학의 고전주의학파였던 위 두 사람의 이론은 현대에 와서 많이 수정되었지만 수요와 공급, 이기심, 경쟁, 자유시장 등 오늘날의 경제학에서도 많이 쓰이는 개념의 시초가 된 것이 사실이다. 

현대사회에서 재화의 가격은 역시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따른다. 일부 민감한 품목에 대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작용하지만 여전히 큰 틀은 ‘욕구와 충족’이라는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에 기초한다는 것이다. 우리 농산물의 가격 결정에도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작용한다. 매년 많은 수익을 바라는 농가와 더 큰 욕구 충족을 바라는 소비자 간의 교차점에서 가격이 결정되고 있다. 그리고 매년 이 교차점은 큰 등락을 반복해 농가와 소비자에게 원시적인 쓴맛과 단맛을 선사하고 있다. 과연 이것을 못 잡는 것일까? 안 잡는 것일까?

기업 경영에서는 경기를 예측하기 위해 많은 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해 왔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미국은 소비자신뢰지수(CCI: Consumer Confidence index)를 발표해 장래의 경기동향을 예측하는 지표로 삼는다. 이것은 가정집을 대상으로 조사하며 선행, 진행, 후행지수를 계측함으로써 정확도와 완성도를 높여왔다. 일본에서는 단칸지수를 발표한다. 일본은행에서 일본 전역의 약1만개 기업을 대상으로 고용, 투자규모, 예상매출액, 경영실적 등에 대해 전망하고 수치화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은행, 대한상공회의소, 전경련, 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에서 BSI(Business Survey Index)를 발표하고, 경기 동향에 대해 기업인의 판단을 협조하고 있다. 

흔히들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는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농산물의 가격 급등과 폭락을 당연시 여겨온 것이 사실이다. 현재 우리사회의 농산물 가격은 ‘보이지 않는 손’과 정부의 사후 보조에 의지하고 있다. 물론 애초에 그 예상치를 알 수조차 없었으니, 사후 보조가 넉넉할 수가 없다. 농업에서도 농업인과 관련 종사자들이 대처할 수 있도록 품목별 경기 지표를 발표하고, 조금씩 완성도를 높여가야 한다. 더불어 농가 별 경지현황과 재배 작물을 데이터(Data)화하여 생산량을 예측할 수 있도록 자료를 수집해야 하며, 소비 트렌드를 조사하여 앞으로의 농산물 재배 환경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 임시방편의 가격 조정과 보조를 통해 농민과 소비자의 간극을 메우는 것보다 경제학의 그 것처럼 사전 예측의 단계를 두고 농업인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농업인은 “생산량과 품질의 격차가 가격의 변동을 극복할 수 있는 자구책임”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농법과 품목 변화에 대한 요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융통성 있는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필자의 직업이 단순 소분업이나 물류배송업 정도로 축소될 지라도, 현재 우리 사회의 농산물 가격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자연적으로 결정되어, 농업의 골디락스(Goldilock s)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