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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2.01.24 11:59
  • 호수 1390

[칼럼] 강영희 꽃모아협동조합 이사장
꽃값 폭등에 꽃집 주인도 고객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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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학교 졸업식 시즌마다 꽃 소비로 분주해야 시기에 상상을 초월하는 도매 꽃값 폭등으로 동네꽃집들은 두려움과 답답한 현실에 한숨을 쉬고 있다.

매년 졸업 시즌이 되면 꽃 소비가 높아져 도매 꽃값이 상승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시작된 불안정한 꽃값이 코로나19로 인한 화훼농가 피해와 기후 변화, 대형 중도매 상인의 물량 선점, 투명하지 않는 유통구조까지 더해지면서 도매꽃값이 5배 이상 상승했다.

그 결과 소비자들에게 비싼 가격으로 꽃다발을 판매하게 됐다. 3만 원짜리 꽃다발은 아예 구성할 수 없고 5만 원짜리 꽃다발도 풍성하지 않은 모습에 소비자들은 실망하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동네꽃집 플로리스트들은 수익이 나지 않는 꽃다발을 판매하면서 “죄송합니다”하며 사과를 하고 한숨을 쉬고 있다. 당진지역 꽃집 사장님들은 이윤이 나지 않아 아예 졸업식 꽃다발 예약을 받지 않거나 정말로 필요한 경우만 구입하도록 조심스럽게 이야기하고 있다.

동네꽃집 사장님들은 꽃을 팔아야 하는 성수기 시즌에 찬 바람을 맞으며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와 중소벤처기업부에 피켓을 들고 1인 시위와 농성을 하고 있다. 화훼농가, 꽃도매, 동네꽃집 모두 상생하는 방향을 모색해달라고 목소리를 내며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하고 있다.
이런 답답한 현실에 몇 주 동안 플로리스트로서 많은 고민을 했다.

무엇이 문제일까? 화훼농가는 겨울철에 꽃을 출하하기 위해서는 난방을 강화해 꽃을 피워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1월 꽃 소비가 적었기 때문에 농가들이 난방비 부담을 우려해 꽃 공급량이 줄었다. 또한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외국으로 수입하는 꽃의 양도 크게 감소하면서 수요 증가에 대응하지 못하게 됐다.

동네꽃집들은 꽃다발을 비싸게 판매한다는 손님들의 오해를 받고 있다. 꽃을 도매로 구입해 원가 대비 3~4배 이상 올려 꽃다발 상품 구성을 하지 않으면 꽃집은 사실상 운영하기가 너무 어렵다. 임대비, 운영비, 직원 월급, 식물의 특성상 관리가 어려워 손실되는 부분까지 고려해야 한다.

꽃이 일상적으로 사용되기 어려운 우리나라 현실에서 꽃 소비는 성수기와 비수기가 있는 업계이다 보니 수익이 평균적이지 않는다. 비수기에는 꽃집들이 상가 임대비를 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아마 지역에서도 이번 겨울에 꽃다발 판매로 수익을 내지 못해 문을 닫아야 하는 동네 꽃집들이 나올 것이다.

정부, 지자체, 지역 농가, 동네꽃집, 꽃 도매인, 소비자 모두 인식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왔다. 우리 당진지역만이라도 불안전한 꽃값 폭등을 막을 수 없을까? 지혜로운 방법으로 우리 동네만큼은 서로 상생하는 방법으로 모색해야 한다.

올해 꽃 소비 활성화를 위하여 꽃모협동조합에서 청년농부 꽃양꽃색, 플로리스트들과 새로운 시도를 위해 MOU를 체결하고, 우수한 꽃 품종 개발과 상품 가치가 높은 화훼를 연구하여 동네 꽃집에게 도매꽃을 판매하는 시도를 하려고 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트렌드한 꽃 소비를 반영하여 수확하고 그 꽃을 동네꽃집 사장님들께 착한 가격으로 도매 꽃을 제공한다면 수익도 높아지고 플로리스트 각자의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풍성한 꽃다발을 손님에게 드릴 수 있지 않을까? 기존의 유통방식을 탈피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당진시에도 부탁한다. 코로나19로 인하여 화훼농가 살리기 운동으로 꽃 소비 촉진으로 농가의

도움을 준 부분에 대해 감사하다. 그러나 가족으로 비유한다면 집안을 일으킬 첫째아들(화훼농가)들을 신경 쓰느라 막내딸(동네꽃집)들을 소홀하여 마음의 상처를 주지 않았는지 살피는 가장으로서 따뜻한 눈빛과 관심이 필요하다.

또한 이글을 보는 꽃을 소비하는 손님들의 인식변화도 필요하다. 10년 전에 판매하는 3만 원 꽃다발을 아직도 원하는 소비자들이 있다. 그동안 물가는 상승했으며 꽃다발을 보는 이미지는 고급스러워져 고객의 수요도 다양해졌다. 우리가 마시는 따뜻한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 값이 5000원에서 7000원 사이로 올랐다면 향기로운 꽃들도 그만큼의 가격이 올랐음을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작은 시도들이 있다면 졸업식 꽃값 폭등이라는 괴기스러운 꽃값이 점점 사라질 것이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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