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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3-28 10:4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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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이야기] 독일빵집 심중섭 대표
백년가게 이어 제빵 명인까지…‘뚝심’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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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 17만 명 찾고 꽈배기 100만 개 팔려
내년 4월 청구아파트 인근에 베이커리 카페 오픈

지난 한 해 독일빵집을 찾은 손님만 17만 명, 팔린 꽈배기만 무려 100만 개에 이른다. 지난 2017년 SBS <생활의 달인>에 독일빵집이 방영된 이후 하루아침에 손님들이 줄을 이었다.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와, 당시에는 꽈배기 하나를 사기 위해 2~3시간 줄 서야 할 정도였다.

지금도 하루에 5000여 개의 꽈배기가 팔려나간다. 코로나19로 어려울 법도 했지만, 독일빵집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오히려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그 뒤에는 심중섭 대표의 ‘뚝심’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모든 걸 포기하고 싶었던 그때, 다시 마음을 다잡고 묵묵히 버텼다. 그 힘이 지금의 독일빵집 성공과 ‘백년가게’ 타이틀, 그리고 국가 공인 ‘명인’ 선정으로 이끌었다. 

나란히 아버지 뒤를 잇는 두 아들

‘백년가게’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3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하면서도 오래도록 손님의 사랑을 받아 온 점포 가운데 그 우수성과 성장 가능성을 평가해 공식 인증하는 제도다. 당진에는 민속떡집과 조일사진관, 그리고 독일빵집이 백년가게로 선정됐다.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빵집에 밀려 점점 동네 작은 빵집들이 자취를 감췄을 때 독일빵집은 살아남아 충남 유일의 백년가게에 이르렀다. 심 대표는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백년가게에 선정될 수 있었다”며 “빵집으로 백년가게에 선정된 곳이 거의 없어 더욱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어 “100년을 이어가야 하는 만큼 현재 두 아들(재광·재석)이 제과제빵 기술을 배우고 있다”며 “내가 부족한 부분을 두 아들이 채워가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어려움에 제빵일 그만둘 뻔도

올해로 심중섭·위금자 부부가 독일빵집을 이어온 지 32년이 됐다. 지금에야 손님이 줄을 잇지만 방송 프로그램에 방영되기 전만 해도 프랜차이즈에 밀렸던 동네 작은 빵집에 불과했다. 하루 매출이 30여만 원이었을 때도 있었다고.

새벽 4시 30분부터 빵을 만들어야 하는 고된 노동에 비해 수익이 크지 않아 심 대표는 20여 년 전 생계를 위해 다른 업종에 손을 대야만 했단다. 빵집을 운영하면서 잠시 인테리어업에 1~2년 종사했던 그는 “그 일을 해보곤 결국 빵 만드는 게 천직이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돈을 더 벌어도 빵 만들 때와 달리 다른 일에는 의욕이 나지 않더라고요. 결국엔 금방 그만뒀죠. 그리고 그 길로 제빵에 더 전념했어요. 덕분에 지금의 해나루 찹쌀 꽈배기가 나올 수 있었어요.”

“지금도 4시 30분부터 빵 만들어요”

SBS <생활의 달인>에 이어 채널A의 <서민갑부>, 그밖에 20여 프로그램에서 독일빵집이 소개됐다. 심중섭·위금자 부부 단둘이 운영했던 독일빵집에 지금은 16명이 종사하고 있다. 당진버스터미널 앞 로뎀타워 1층 한 상가에서 제빵과 판매를 모두 했던 것에서 지금은 두 곳을 따로따로 운영하고 있다. 빵집의 규모, 인력, 매출 모든 부분이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정도로 성장했다. 

“어느 날 통장에 1000만 원 대의 돈이 들어와 있는 거예요. 무슨 돈인지 모르니 쓰지 않고 돈이 들어온 행방을 한참 찾았죠. 알고 보니 먼저 돈을 주고 가맹점을 달라는 권유였어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해요.” 

하지만 심 대표의 일상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여전히 새벽 4시 30분부터 빵을 만들고, 대한적십자사 당진지구협의회와 당진화력본부의 사랑의 빵 만들기 재능기부 봉사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또 13년째 이어 온 해외봉사도 코로나19로 인해 직접 가지 못한 것을 제외하면 변함없다.

그는 “장사가 잘되니 주변에서 ‘돈 버니 목에 힘이 들어갔다’ 등의 이야기를 했다”며 “하지만 직원들이 오전 6시 30분에 출근할 때 나는 지금도 매일 혼자 4시 30분부터 빵을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또 봉사 일정이 잡히면 아무리 빵집이 바빠도 만사 제쳐두고 향한다”며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모습에 지금은 주변에서 인정해주고 알아준다”고 말했다. 

“가족들과 당진시민들에게 고마워”

제빵 명인에 이어 30년 전 꾸었던 꿈까지 목전으로 다가왔다. 그는 “처음 독일빵집을 시작할 때 들판이나 산처럼 한적한 곳에 빵집을 운영하는 게 꿈이었다”며 “그때는 주변에서 그저 웃던 이야기였는데 곧 이뤄지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심중섭·위금자 부부는 원당동 청구아파트 앞에 있는 구 서래원 자리에 베이커리 카페를 준비하고 있다. 3층 규모의 총 360평 베이커리 카페로 리모델링하고 있으며 내년 4월 초 오픈할 예정이다. 심 대표는 “백년가게와 명인, 베이커리 카페까지 꿈을 이뤄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는 내가 가진 기술을 제빵인들에게 전수하고 싶다”고 말했다. 

“빵 만들기 전에 10분 정도 묵상을 해요. 빵에 정성과 사랑이 들어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하죠. 어떤 기술보다도 그 마음이 빵을 맛있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합니다. 빵에 정성과 사랑을 담는 방법을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 오기까지 아내가 많이 고생했어요. 아내에게 고맙고, 또 지금까지 독일빵집을 찾아주는 당진시민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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