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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21.11.26 20:37
  • 호수 1382

예고된 위험…방치 속에 어린 생명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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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탑동초 앞 초등학생 덤프트럭에 치여 참변
자전거로 횡단보도 건너다 우회전 차량 추돌
교통사고 우려 수년간 개선 요구 있었으나 ‘무의미’

▲ 탑동초등학교 앞 어린이 교통사망사고가 발생한 현장. 어린이 보호구역 표지판이 무색하게 느껴진다.

탑동초등학교 학생이 학교 앞 도로에서 덤프트럭에 치여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지역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수년 동안 교통지도를 해온 학부모 등이 교통사고를 우려하며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해 왔지만, 어른들의 외면 속에 위험이 방치된 사이, 결국 한 어린이가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다. 

지난 25일 오후 3시 18분쯤 탑동교차로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는 푸르지오아파트에서 고대면 당진종합운동장 방향으로 우회전하던 덤프트럭이 A(13)군을 보지 못하고 추돌하면서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교차로 횡단보도 신호등은 녹색으로 바뀐 상태였고, 덤프트럭 운전자가 다른 보행자를 발견하고 잠시 정차했다가 우회전을 하던 상황이었다.

이때 A군이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지나려 했으나 이를 보지 못한 덤프트럭 운전자가 A군을 쳤고, 차체 하부에 자전거가 끼이면서 A군이 사망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전 보행신호로 바뀐 상태에서 길을 건너려던 A군이 사망에 이르면서 운전자에게는 12대 중과실 사고로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가 적용됐다.

한편 탑동초등학교 앞 탑동사거리는 당진시내권을 진입하는 주요 도로이기 때문에 차량 통행이 많고, 특히 산업용 대형차량이 자주 지나는 길목이다. 또한 학교를 둘러싸고 사방이 도로이기 때문에 인근에서 통학하는 학생들의 안전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또한 이번 사고 발생 지점인 우회전 코너에 교통섬이 설치돼 있어 보행신호에도 우회전 하는 차량이 많으며, 지형지물 때문에 운전자의 시야 확보도 어렵다. 

이순숙 녹색어머니회 당진시지회장은 “이곳에서 매일 교통지도를 하는 학부모들이 사고 현장 일대 도로 확장과 카메라 설치를 계속해서 건의해 왔지만 여태껏 바뀌지 않았다”며 “안전을 위해 사전에 정비만 잘했다면 끔찍한 참변은 없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등하교할 수 있도록 당진지역 전체 학교 주변의 길을 전수조사하고 위험요소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년 동안 탑동초 앞에서 교통지도를 해온 조상연 당진시의원 또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사고에 대해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탑동초 앞이 위험하다는 것은 그곳을 다녀간 공직자와 정치인 모두 알고 있다”며 “관련 조례에 따라 매년 어린이 보호구역에 대한 교통안전 및 도로부속물의 실태와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조사하도록 돼 있지만 지난 4년 동안 이곳에 한 조치는 교통표지판 기둥 하나를 없앤 것과 교통신호등 박스를 노란색으로 바꾼 것이 전부였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30초 짜리 신호등을 5초만이라도 늘려 달라, 우회전하는 차량의 과속 방지를 위한 시설물을 설치해 달라, 아니면 차라리 교통섬을 없애달라고 할 때마다 많은 사람이 공감을 표시하고 개선을 약속했으나 그뿐이었다”면서 “당진시와 당진경찰서 등 관계 당국은 당진시민에게 사죄하고 즉시 탑동사거리의 위험을 제거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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