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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이야기] 최고령 생활야구인 박영신 씨(송산면 무수리)
“나의 야구인생은 현재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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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교 야구선수 거쳐 35년간 사회인야구 생활
환갑에 얻은 첫 야구 방망이…“아내의 선물에 감동”
“시니어·실버 야구 활성화 됐으면”

“야구는 내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말하는 박영신 씨(60·송산면 무수리)는 15살 무렵 야구를 시작해 중·고교 선수를 거쳐 35년간 사회인 야구에 몸담았다. 환갑의 나이에도 야구를 즐기며 당진에서 최고령 야구인으로 불리는 그의 야구 인생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사회인야구 35년 경력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난 박 씨는 공부에 뜻을 품은 부모님 덕에 12살 무렵 서울로 이사를 갔다. 그가 진학한 중학교에 야구부가 있어 관심을 갖게되면서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야구를 시작하게 됐다. 박 씨는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던 나는 중학교 2학년 무렵 야구를 시작했다”며 “다른 친구들은  초등학교 4~5학년 무렵부터 운동을 시작했으니 나는 늦은 나이에 시작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중·고등학교에서 야구선수로 활동했던 그는 군 제대 후 약 1년간 고등학교 코치로 학생들을 지도하기도 했다. 직장·사회인야구는 이 시기에 인연이 닿았다. 1982년에 프로야구가 출범하면서 동시에 각 회사들은 사회인야구 팀을 만들었다. PC통신이 발전하면서 채팅이 생겨나고 그에 따라 동아리도 수없이 생겨났다.

과거 선수 출신이었던 박 씨는 KCC, 당시 금강고려화학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1985년부터 본격적으로 사회인야구를 시작했다. 그는 “중·고교 선수 출신이지만 프로가 되지 못한 사람들이 활동할 수 있는 방법이 사회인야구”라며 “직장생활과 야구 활동을 병행할 수 있는 사회인야구가 프로 선수라는 최종 꿈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의 갈증을 채워줬다”고 말했다.


야구하면서 만난 아내
아내 이미경 씨도 야구를 하면서 만났다. 1986년 소개로 만난 두 사람의 주 데이트 장소는 야구장이었다. 현재는 야구장에서 맥주, 치킨 등 각종 음식을 판매하지만 과거에는 경기장 내에 주류는 반입 금지품목이었다. 그러다 보니 당시 다양한 방법으로 삼엄한 감시를 뚫고 야구장에 술을 들여오곤 했다.

아내 김 씨는 “경기장에 입장할 때 남성들은 소지품 검사를 하는데 당시에는 여성들의 핸드백은 검사하지 않아 가방에 몰래 술을 넣어 갔다”며 “그래서 술을 경기장으로 들여오느라 여러 번 경기장 안팎을 오갔다”고 회상했다.

주말이면 야구 경기에 나선 박 씨를 보기 위해 아내 김 씨는 경기장을 따라다니곤 했다. 김 씨는 “새벽이면 축구를 하고, 주말이면 야구를 하니 남편이 자녀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적었다”며 “그래서 자녀 둘을 데리고 남편의 경기를 따라다녔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경기를 할 동안 가족들은 버스를 타고 인근 지역을 관광하기도 했다고.

박 씨는 “생활야구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선수뿐 아니라 선수의 가족과 경기를 관람하는 관람객들을 위한 서비스가 마련돼야 한다”며 “선수들이 운동할 때 가족들이 즐길만한 문화시설이나 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니어·실버 활성화 바라”
50대에 전원생활을 꿈꿨던 그는 지난 2010년 운영하던 건축자재 대리점을 그만 두고 장인어른과 장모님이 살고 있는 송산면 무수리로 내려왔다.

당진에서 새로운 일을 일하면서 야구하기를 원했던 그는 지난 2017년부터 중외생명과학 협력업체에서 일을 시작했고 직장 야구팀에서 활동했다. 야구를 좋아하고 실력도 있는 박 씨였지만 자신보다 10년, 20년은 한참 어린 젊은이들을 체력적으로 따라가기는 힘들었다. 결국 지난해까지 당진해나루야간리그에 참여했던 박 씨는 올해 직장 야구팀 활동을 중단했다.

그러나 그의 야구 인생은 끝나지 않았다. 현재 그는 서울에서 실버 야구팀인 ‘백수코리아’에 소속돼 활동 중이다. 시니어와 실버는 선수들의 나이로 구분되는데 시니어는 50대 이상, 실버는 60대 이상으로 구성된다. 또한 부상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부드러운 연식공(고무공)을 사용하기도 한다. 지난해 박 씨는 당진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운영하는 시니어 팀에 소속돼 대회에도 참여했다.

그는 “현재 당진에는 실버 팀이 없지만 앞으로 실버 팀이 만들어져 시니어와 실비 모두 활성화되길 바란다”며 “나이가 들어서도 야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내 나이 60살에 처음으로 개인 야구 용품이 생겼어요. 아내가 내 생일을 축하하며 야구 방망이를 선물했죠. 참 많이 감동 받았어요. 운동하는 남편을 둬서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끝까지 나를 응원해줘서 고마워요. 아내가 있어서 내가 지금까지 야구를 할 수 있네요.”

>> 박영신 씨는
-1960년 경기도 파주 출생
-서울 소의초등학교, 서울 보성중·고등학교 졸업
-현재 당진 시니어팀 소속
-서울 실버팀 ‘백수코리아’ 소속
-서울 보성고등학교 동문 팀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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