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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0.23 21:49
  • 수정 2020.10.24 15:20
  • 호수 1328

“술은 서서히 삶을 죽이는 독약”
[인터뷰] 알콜의존증 이겨낸 이태복 씨(채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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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에 쓰러지고 각혈까지
“방긋 웃는 손자 모습에 살고 싶어져”
“환자 포기 않는 광동한의원 덕에 살아나”

이태복 씨(채운동·61)는 “술은 서서히 자신을 죽이는 독약과 같다”고 말했다. 젊은 날 마신 술이 독약이 돼 그를 집어삼켰다. 쓰러지고, 피를 토하고, 숨을 쉬지 못하는 고통 속에 살았다. 일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살고자 하는 의지만큼은 누구보다 강했다. 그때 광동한의원 김현기 원장을 만났다. 김 원장은 그를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2년 여 간의 치료 끝에 드디어 상태가 호전돼 일을 시작하게 됐다. 이태복 씨는 “죽음의 종착역까지 다녀왔다”며 “다시 건강을 되찾아 일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10년간 매일 술 마셔

채운동 출신의 이 씨는 26세 때부터 전기 관련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전선 작업을 하다 동료의 죽음을 바로 앞에서 목격했다. 육체적인 피로는 물론이고 정신적인 충격까지 더해져 항상 술을 옆에 두고 살았다. 2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까지 10여 년 동안 술에 빠져 있었다. 그는 “힘이 드니 술에 의존해 살았다”며 “기분이 좋든, 좋지 않든 매일 술을 마셨다”고 말했다. 담배 역시 하루에 세 갑 이상씩 폈다고.

몸의 이상증세는 천천히 나타났다. 처음엔 어깨 쪽에 물렁거리는 혹이 자랐다. 그때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후 등부터 목까지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고개를 돌리는 것도 쉽지 않았다. 왼쪽 어깨가 빠질 듯이 아픈 날도 있었다. 정형외과를 다녀도 병세는 호전되지 않았다.

처음으로 쓰러진 건 38세, 도로 위에서였다. 출근을 위해 삽교호 부근 교차로를 지나던 중 갑자기 고개가 서서히 옆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온몸에 힘이 빠졌고 속은 메스꺼웠으며 머리는 어지러웠다. 겨우 갓길에 차를 세웠다. 자칫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는 “세상이 도는 것만 같았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병원에서는 ‘메니에르병’, 즉 내이(內耳)에 발생하는 질환으로 난청과 어지럼증, 이명 등의 증상을 가진 질환이라고 진단받았다. 처음 쓰러진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몸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수시로 귀에서 이명이 울렸고 오한이 들었으며 가래가 들끓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술이 원인었을 줄 몰랐다.

그 이듬해부터는 계속해서 쓰러지기 일쑤였다. 일을 하다가도 심지어 병원 응급실을 나오면서도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힘도 없었을뿐더러 정신적인 병도 찾아왔다. 매사 무기력했으며 공황장애로 사람들의 목소리만 들리면 가슴이 쿵쾅대곤 했다. 내로라하는 병원을 다 찾아다녔지만 치료법은 물론, 병명조차 알 수 없었다.
그는 검은 피를 토할 때 “이제 죽었구나”라고 생각했단다. 하지만 “6개월 된 손자가 나를 보고 방긋 웃더라”며 “그 모습을 보니 꼭 살고 싶었다”고 말했다.

담배는 22년 전, 술은 10년 전 완전히 끊었다. 지금은 담배 한 개비, 술 한 잔도 입에 대지 않는다. 그리고 걷기 시작했다. 처음엔 조금씩 걷다가 거리를 늘려 4~5km 이상씩 10kg 짐을 지고 다녔다. 더불어 한자를 하나 하나 해석해가며 동의보감을 읽기도 했다.

하지만 노력에도 병세는 호전되지 않았다. 그러다 광동한의원을 추천받았고, 그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한의원을 찾았다. 이 씨는 “처음 갔는데 진료 시간이 30분을 넘었다”며 “그러곤 원장이 ‘고칠 수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 씨는 한 번 믿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2년 동안 거의 매일 한의원을 오갔다. 10시간 이상 침을 맞기도 했다. 그는 “밤 11시가 되도 침 맞는 것이 끝나지 않았다”며 “원장에게 그만하고 집에 가자고 해도 괜찮다며 침을 놓았다”고 말했다. 하도 누워있어 등에는 욕창이 생기기도 하고 놓은 곳에 또 침을 놓아 굳은살이 생기기도 했다. 그래도 김원장과 이 씨는 포기하지 않고 치료에 전념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하듯 얼마 전부터는 상태가 호전돼 일을 다시 시작했다. 그는 “술과 담배가 부메랑이 돼 15년을 괴롭힐 줄 몰랐다”며 “절망의 끝에서 광동한의원이 나에게 새 생명을 선물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인생 얼마나 사는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일하며 제2의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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