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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성면 성북리 농가맛집 ‘아미여울’ 영농조합법인
평균나이 60대 엄니들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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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개선회 임원 출신 7명이 뭉치다!
손수 농사지어 만든 ‘건강한 밥상’

▲ (왼쪽부터) 허영희, 홍성남, 박희숙, 오정순, 정기연, 배영자, 김숙자 씨

갓 지은 따끈한 밥에 짭짤하게 간이 밴 꺼먹지를 고소한 들기름에 볶아 한 숟가락 가득 입에 넣으면 ‘밥도둑’ 간장게장도 부럽지 않다. 밥 한공기가 뚝딱 사라진다. 무청을 소금에 절여 만드는 당진의 대표적인 향토음식 꺼먹지는 당진사람들의 ‘소울푸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음식, 그 이상의 의미다.

이름마저 고향의 푸근한 향기가 느껴지는 꺼먹지 요리로 최근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는 농가맛집 아미여울이 지난해 11월 순성면 성북리에 문을 열었다. 아미여울에서는 꺼먹지라는 향토음식을 재해석해 젊은층의 입맛까지 사로잡는 것은 물론, 지역의 농산물을 활용한 건강한 밥상을 차려낸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고향집 어머니의 손맛은 물론 푸짐한 인심과 정성까지 느낀다.

▲ 꺼먹지 맥적

농촌여성들 사회로 나오다
아미여울을 운영하고 있는 7명의 지킴이 △허영희(석문면 통정리) △오정순(면천면 삼웅리) △박희숙(송산면 금암리) △배영자(우강면 대포리) △홍성남(순성면 갈산리) △김숙자(순성면 봉소리) △정기연(송산면 상거리) 씨는 모두 당진지역 생활개선회 전·현직 임원 출신이다. 생활개선회는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던 농촌 여성들의 지위 향상을 도모하고, 여성들의 힘으로 농촌의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농촌여성지도자 단체다.

14년 전 함께 활동한 허영희·오정순·박희숙 씨는 당시 당진군생활개선회 영농조합법인을 창립하고 당진군농업기술센터의 지원을 받아 꺼먹지를 활용한 수익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배영자·홍성남·김숙자·정기연 씨가 합류하면서 함께 아미여울을 운영하고 있다.

▲ 새우탕

당진사람들의 ‘소울푸드’ 꺼먹지
아미여울에서는 7명의 지킴이가 직접 만든 꺼먹지를 넣은 구수한 돌솥밥과 함께 다양한 반찬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돼지고기를 된장양념에 재워 구워 먹는 전통음식인 맥적과 김숙자 씨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황태구이가 각각 꺼먹지와 조화를 이뤄 한상 가득 푸짐하게 차려진다. 이밖에 얼큰한 민물새우탕과 새우두부찌개, 꺼먹지비빔밥도 인기다. 윤기가 흐르는 해나루쌀부터 고구마, 꽈리고추, 콩, 양파, 대파 등 상에 오르는 대부분의 재료는 모두 이들이 직접 키운 농산물이다.

▲ 아미여울 한상

음식개발부터 개업까지
평균나이 60대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는 게 쉽지 않은 도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의 응원에 힘입어 이들은 서로 의지하면서 인생의 2막을 개척해내고 있다. 농촌에서 여성으로 살아온 지난 세월이 꽤나 고단하기도 했지만, 지금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 수 있게 한 든든한 바탕이 됐다.

오정순·허영희 씨는 “지난 2년 동안 긴 준비기간을 거치며 법인을 설립하고, 음식을 개발하고, 시연해 아미여울의 문을 열기까지 ‘무진장’ 노력했다”면서 “아미여울만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 아미여울의 외관

<지킴이 한마디>
허영희: 공동투자로 운영을 하는 거라 모든 게 조심스러워요. 항상 의논하고 소통하면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들 리더십도 있고 시원시원 해서 합의점이 빨리 도출돼요. 우리 지킴이 모두에게 고맙고, 함께여서 든든합니다.

오정순: 아미여울을 준비하고 본격적으로 운영하면서 저는 요즘 제2의 인생을 사는 것 같아요. 7명 모두 화합해야 음식도 더 맛있게 나온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유명한 셰프는 아니지만, 정성껏 엄마의 손맛을 그대로 선보일테니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박희숙: 다들 손맛이 좋아요. 무엇보다 본인만의 맛을 내는 노하우도 갖고 있죠. 7명 모두가 마음이 잘 맞고, 자신들의 몫을 잘 해내고 있어서 앞날이 더 기대돼요. 물론 힘들 때도 있지만 손님들이 만족스러워 할 때 정말 보람 있어요. 한마음 한 뜻으로 아미여울을 운영해 나가겠습니다.

배영자: 제가 식당을 운영할 것이라고는 생각치도 못해서 처음엔 고민이 많았어요. 하지만 이제는 힘든 시기도 거의 지나갔고,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기쁩니다. 이왕 시작한 일,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운영하고 싶어요. 우리 잘 해봅시다!

홍성남: 9년 전 당진에 내려와서 한식을 연구하고, 지역농산물로 장과 김치를 담그면서 많은 걸 배웠어요. 당진에 처음 왔을 땐 적응하기 어려웠는데 생활개선회 덕분에 잘 정착할 수 있었어요. 모든 것이 처음이다 보니 아직 미숙한 점도 많지만 7명이 서로 배려하면서 희망을 갖고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김숙자: 일할 수 있어 재밌고 행복합니다. 각자 살아온 환경과 삶의 궤적이 모두 다르지만, 여기서 일할 때는 신기하게도 마음이 착착 맞아요. 아무런 이야기 없어도 서로 알아서 척척이죠. 아미여울 창립 목적에 맞게 잘 운영해 나가고 싶어요.

정기연: 저는 서빙 담당인데 늘 웃으면서 손님을 맞이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식당을 운영하는 게 익숙하지 않지만, 운영을 하다보니 점차 단골손님이 많아지고 있어 뿌듯합니다. 직접 농사지은 건강한 농산물로 음식을 만들어 판매해 새로운 농촌의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위치: 순성면 남부로 848 ■문의: 352-3800 ■운영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9시 ■메뉴 및 가격: 아미여울 한상+새우탕(1인) 2만 원, 아미여울 한상+맥적(1인) 1만5000원, 아미여울 한상+황태(1인) 1만5000원, 새우두부찌개(1인) 1만 원, 꺼먹지 비빔밥(1인)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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