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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기저귀의 사회학

기사승인 [1216호] 2018.07.17  11: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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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붕 (주)마더스핸즈 부사장

지난 2월 보건복지부는 ‘장기요양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요양병원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노인을 돌보게 만들겠다는 것이 핵심골자다. 시설 입소를 가능한 한 늦추고 ‘집에서 돌볼 수 있도록 정부가 돕겠다.’는 것이다. 바람직한 방향이다. 그런데 실천 가능성과 구체적 실천행동 계획을 살펴보면 과연 장기요양 환자가 어떤 서비스를 받게 될 것인지 눈에 띄지 않는다. 장기요양 정책의 핵심은 환자의 입장에서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가 구체적이고 분명해야 한다. 선언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노인 환자를 돌보는데 있어 해결해야할 첫 번 째 문제가 바로 기저귀 사용문제이다. 노인에게 기저귀는 대소변을 받아내는 단순한 용품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노인 환자에게 기저귀는 절망감과 상실감, 자괴감을 안겨준다고 한다.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기저귀를 차야하고, 그곳에 대소변을 보고 그 상태로 깔고 누워있어야 하는 찜찜함을 상상해보시라. 치부와 뒤처리를 남의 손에 맡길 때의 수치심과 스트레스는 분노로 나타난다. 오염된 기저귀로 인한 요도염 등 2차 감염, 욕창으로 인한 고통은 얼마 남지 않은 수명을 더 단축시키는 역할도 하게 된다.

기저귀는 돌보는 사람의 안전도 위협하게 된다. 얼마 전 방송되었듯이, 거동이 불편한 92세 남편이 너무 불쌍해 요양시설에 모시질 못하고 직접 수발한다는 84세 할머니의 "차라리 함께 죽고 싶어요"라는 절규가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 돌보는 사람들의 정신적 고통뿐만 아니라 낙상 사고도 대부분이 대소변 처리와 목욕 등 기저귀 사용과 관련이 있다.

기저귀 처리비용도 큰 문제다. 거동이 불편한 장기요양환자가 10만 명을 넘는다. 어림잡아 계산해도 하루에 사용되는 기저귀가 60만 장, 일 년이면 2억 장, 환자 부담 비용도 연간 약 800억 원이 넘는다. 더구나 대소변이 묻어있는 2억 장의 기저귀 무게만도 약 9만 톤이 넘고 소각비용도 800억 원이 넘는다. 소각에 따른 탄소배출량도 2억5000만 톤에 달한다. 사회적 비용이 어마어마하다.

호주에서 시작된 ‘존엄있는 돌봄’이나 일본에서 주창된 ‘4무2탈 존엄케어’는 대소변 처리문제, 즉 기저귀로부터 벗어날 때 가능한 일이다. 한국의 많은 요양시설도 탈 기저귀 ‘존엄케어’ 요양을 선언하고 있지만, 이는 초인적인 인내심과 나이팅게일을 능가하는 인자함에 강철 같은 체력이 뒷받침되는 많은 간병인을 둘 때에 가능한 일이다.
이렇듯 ‘존엄돌봄’은 사람의 마음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진심으로 환자의 인권과 존엄성을 지켜주는 마음과 더불어 환자가 기저귀 없이도 대소변을 보고, 화장실에 가지 않고도 머리도 감고 목욕도 할 수 있는 시설과 장비를 갖추어야 만이 진정한 ‘존엄돌봄’이 가능하게 된다. ‘존엄한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지역사회 돌봄 구현’도 마찬가지다.

김승희 국회의원에 따르면 2017년도에 사망한 전국 65세 이상 노인 12만여 명을 분석한 결과,  요양시설에서 지낸 기간이 평균 661일이다. 이는 1년 전 보다 68일이나 증가한 것으로 매우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환자의 인권을 존중하고 환자가 중심이 되는 진정한 ‘존엄돌봄’ 문화를 확산하고 정책화하는 사회적 공론화가 절실한 이유이다. 환자 중심의 ‘존엄돌봄’ 요양문화, 당진에서 시작하여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주)마더스핸즈는 다기능 의료용 전동침대를 생산하는 업체로, 고대면 성산리 출신인 박찬호 대표이사가 직접 침대를 개발했다. (주)마더스핸즈는 송악읍 전대리에 공장을 마련하고 지난 5월 17일 준공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침대 생산에 나서고 있다.

당진시대 webmaster@djtimes.co.kr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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